우리는 종종 세상을 ‘어두운 곳’에 비유하곤 합니다. 부정의, 고통, 외로움, 방향 상실 등 삶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어두움은 우리를 위축시키고, 심지어 믿음마저 흔들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어두움 속에서 크리스천으로서 우리는 ‘빛’으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마태복음 5:14)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단순한 격려가 아니라 존재의 정체성을 일깨워주는 진리입니다.
본 포스트에서는 우리가 세상에서 작지만 분명한 빛, 마치 손전등처럼 살아갈 수 있는 신앙의 길을 함께 묵상해보려고 합니다.
손전등은 어두운 곳에서 길을 밝히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 빛은 한꺼번에 모든 공간을 밝히지 않습니다. 손전등은 우리가 내딛는 발걸음 앞을 비출 뿐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 삶을 인도하시는 방식과도 닮아 있습니다. 시편 119편 105절에서 시인은 고백합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씀의 빛은 우리의 인생 전체를 한눈에 보여주는 플래시 조명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다음 한 걸음을 비추며 인내와 신뢰 속에서 걷게 하는 은혜의 손전등과 같습니다.
현대 사회는 명확한 청사진과 보장된 결과를 원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따르는 용기입니다. 손전등을 들고 나아가듯, 우리의 신앙은 한걸음씩 순종하며 걷는 삶입니다. 때로는 두려움 속에서도, 길이 명확하지 않아도 우리는 빛을 의지하여 나아갑니다. 이 작은 빛은 바로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입니다.
또한, 손전등의 특징 중 하나는 배터리가 있어야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우리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와 말씀, 예배와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영적 배터리를 충전해야 합니다. 충전되지 않은 손전등은 어두운 곳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말씀 없이, 기도 없이 살아가는 크리스천은 세상 속에서 빛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정기적인 영적 훈련과 말씀 묵상은 우리가 빛으로 살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또한 손전등은 위급 상황에서 다른 이들에게 구조의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 안에서 빛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주변의 고통받는 이들에게 위로와 길잡이가 될 수 있습니다. 말없이 다가가 손을 잡아주고, 묵묵히 옆에 있어주는 그 자체로, 우리는 하나님의 빛을 나누는 존재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손전등은 항상 손에 들려야 그 역할을 합니다. 어디에 놓아두기만 해서는 아무런 영향력을 끼치지 못합니다. 우리의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슴에만 간직하고 실천하지 않는 신앙은 이 세상에 빛을 비추지 못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빛으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우리의 삶이 손전등처럼, 비록 크지 않더라도 어둠을 가르며 나아가는 작은 빛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하루도 주님의 말씀이라는 빛을 들고, 세상이라는 어두운 골목을 밝히며 걸어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은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옹의 영성’ – 몸짓을 통한 하나님의 사랑 나눔 (1) | 2025.05.16 |
---|---|
기독교와 문턱의 영성: 경계에 서 계신 하나님 (0) | 2025.05.15 |
기독교와 이웃의 영성: 가까운 사람을 사랑하는 훈련 (0) | 2025.05.14 |
기독교와 ‘이름 부르심’의 영성: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시는 방식 (0) | 2025.05.13 |
기독교와 ‘잠언의 영성’: 일상의 지혜를 살아내는 신앙 (1) | 2025.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