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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기독교와 문턱의 영성: 경계에 서 계신 하나님

by 빛소길 2025.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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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문턱의 영성: 경계에 서 계신 하나님

 

혹시 ‘문턱’이라는 단어를 깊이 묵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문턱은 우리가 매일같이 넘나드는 공간이지만, 신앙적으로는 매우 깊은 상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문턱은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이자, ‘머무름과 나아감’ 사이의 지점입니다. 이처럼 문턱은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서, 삶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우리가 서는 자리이며,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임재가 시작되거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구약 성경에서 출애굽 사건을 떠올려봅시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문설주와 인방에 어린 양의 피를 바르라고 명령하십니다(출애굽기 12장). 이는 죽음의 사자가 넘어가는 기준점이 되었고, 그 경계 위에 하나님의 보호와 구원이 임하게 되었습니다. 즉, 문턱은 하나님의 약속이 현실로 드러나는 상징적 공간이었습니다.

 

신약에서도 문턱의 이미지는 중요한 신학적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문이니 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들어가면 구원을 얻고”라고 하셨습니다(요한복음 10:9). 여기서 ‘문’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을 의미하며, 그분을 통해 우리는 생명의 자리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이 바로 문턱, 즉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경계에 서 계신 분임을 보여줍니다.

 

오늘날 우리의 신앙 생활에서도 문턱의 자리는 자주 찾아옵니다. 진로의 선택 앞에서, 인간관계의 갈림길에서, 삶과 죽음 사이에서 우리는 수많은 문턱을 만나게 됩니다. 그 문턱 위에서 우리는 불안과 기대, 두려움과 소망 사이에 서 있게 됩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계시는 분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머물러야 할 때와, 나아가야 할 때를 분별하게 하시며, 문턱을 넘어설 수 있는 용기와 은혜를 주십니다.

 

교회도 ‘문턱’의 장소입니다. 믿지 않는 이들이 첫발을 들이는 문턱, 상처받은 이들이 회복을 소망하며 넘어서는 문턱, 세상 속으로 다시 파송되는 문턱. 우리는 그곳에서 예수님처럼 문이 되어, 사람들을 품고 이끌 수 있어야 합니다. 문턱은 폐쇄의 상징이 아니라, 환대와 전환의 상징이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어떤 문턱에 서 계신가요? 혹은 문턱을 넘기 두려워 멈춰 계신가요?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 자리에서 함께하시는 분은 언제나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그분의 인도하심을 따라 한 걸음 내딛을 때, 문턱은 단절의 선이 아니라 은혜의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문턱 위의 하나님, 경계에서 우리를 기다리시는 그분을 신뢰하며 새로운 믿음의 여정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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