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은혜

하나님의 손길이 머무는 ‘일상’의 영성: 평범함 속에 감추어진 거룩함

by 빛소길 2025. 5. 3.
반응형

하나님의 손길이 머무는 ‘일상’의 영성: 평범함 속에 감추어진 거룩함

 

많은 크리스천들께서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나님께서는 과연 언제, 어디에 계실까?”라는 질문을 자주 하시곤 합니다. 대개 우리는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나 시간, 예를 들어 예배 시간, 기도 모임, 수련회 혹은 감동적인 설교 말씀 가운데에서만 하나님을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손길이 단지 거룩한 순간들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일상이라는 평범한 시간 속에도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가르쳐 줍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불타는 떨기나무 가운데 나타나셨습니다. 그 장소는 결코 ‘성소’가 아니었습니다. 광야 한복판, 양을 치는 그저 평범한 일상 속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곧 하나님께서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자리, 가장 평범한 순간까지도 거룩하게 만드신다는 놀라운 진리를 보여 줍니다.

 

우리가 매일 하는 집안일, 직장 업무, 자녀 양육, 친구와의 대화, 심지어는 혼자 있는 시간조차도 하나님께서는 주목하고 계시며 그 안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자 하십니다. 특별한 일이 없다고 느껴지는 하루,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날조차 하나님의 은혜는 여전히 흐르고 있습니다. 그 흐름을 감지하는 민감함이 곧 ‘일상의 영성’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많은 사역을 회당이나 예루살렘 성전이 아닌, 길거리, 식탁, 배 위, 집 안 등 일상의 공간에서 행하셨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삶 한복판에서 그들의 눈을 맞추시고, 손을 잡아 주시고, 함께 식사하시며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이는 곧 우리도 그분의 본을 따라, 일상의 소소한 만남과 행위 속에서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날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일상의 영성을 살아가는 것은 단순히 반복되는 일을 의미 없이 견디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복 속에 숨어 있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작고 연약한 일들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의 섭리를 인식하는 삶입니다. 커피 한 잔을 준비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리며 짧게 축복하며,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에 하늘을 올려다보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 이처럼 작은 습관들이 쌓여, 하나님과의 친밀한 동행이 시작됩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우리 일상의 작은 공간에서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그것이 부엌이든, 사무실이든, 거리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자리’가 하나님께서 임재하시기에 충분히 거룩하다는 믿음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 일상 가운데서 하나님을 더 깊이 느끼고, 그분의 손길을 인식하는 믿음의 눈을 가질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