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 속에서 많은 ‘손길’을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누군가의 따뜻한 악수, 위로의 포옹, 조심스레 내미는 도움의 손길은 단순한 행위를 넘어 마음을 전하는 중요한 통로입니다. 성경에서도 ‘손’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하나님의 뜻과 사랑이 인간에게 전해지는 매개체로 표현됩니다. 오늘은 성경 속 ‘손길’의 장면들을 함께 살펴보며, 그 안에 담긴 영적 의미와 오늘날 크리스천의 삶에 주는 메시지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손길은 창세기의 장면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흙으로 빚으시고, 직접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셨다는 말씀(창세기 2:7)은 단지 창조의 순간이 아닌, 하나님의 손길로 인간이 탄생했다는 깊은 감동을 줍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직접 만지시고 빚으신 존재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우리는 우연히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손에서 나온 특별한 피조물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병든 자들을 고치실 때, 그분의 손은 치유의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문둥병자에게 손을 내미시며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마태복음 8:3)라고 말씀하신 장면은, 당시 사회에서 철저히 소외되었던 자에게 다가가는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예수님의 손은 단순한 치유의 능력을 넘어서, 사회적 장벽을 허무는 자비의 손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어린아이들을 축복하실 때에도 손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안수하시고 축복하시니라”(마가복음 10:16)는 말씀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어린아이들과 같은 이들에게 속해 있음을 알려주는 동시에, 손을 얹어 축복하시는 주님의 인격적인 사랑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가까이 계시며 우리를 직접 만져주시는 분이십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는 장면(요한복음 13장)은 손의 또 다른 영적 기능, 바로 ‘섬김’을 상징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친히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다는 사실은, 우리가 서로를 섬길 때에도 그분의 손길을 닮아가야 함을 뜻합니다. 섬김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손으로 표현되는 사랑입니다.
십자가 위에서도 예수님의 손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못 박히신 그 손은 고통의 절정에서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어떻게 실현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이사야 53:5)라는 말씀은, 예수님의 손이 결국 우리를 구원하기 위한 희생의 손길이었음을 깨닫게 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도를 통해 마음을 여는 순간, 다른 이를 위해 기꺼이 손을 내미는 순간, 그리고 예배 중에 높이 올리는 손짓 속에서도 우리는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손이 다른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도구로 사용될 때,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하나님의 손발’이 되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하루 여러분의 손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까? 그 손이 위로와 축복의 손이 되기를, 예수님의 손길을 닮은 삶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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