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은혜

기독교와 ‘향유 옥합’의 영성: 드림의 깊이를 배우다

by 빛소길 2025. 5. 8.
반응형

기독교와 ‘향유 옥합’의 영성: 드림의 깊이를 배우다

 

성경에는 향유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께 드린 한 여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태복음 26장, 마가복음 14장, 요한복음 12장에 등장하는 이 사건은 단순한 선행 이상의 깊은 신앙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값비싼 향유를 아낌없이 예수님의 머리에 부은 이 행동은 당시 사람들에게는 낭비처럼 보였지만, 예수님께는 아름다운 헌신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장면은 ‘드림’의 본질과 신앙의 태도에 대해 많은 교훈을 줍니다.

 

향유 옥합은 보통 결혼 지참금이나 평생을 위해 준비된 귀한 재산이었습니다. 그런 귀한 것을, 그것도 사람의 판단으로는 ‘쓸모 없어 보일 수 있는’ 방식으로 드린 이 여인의 행동은, 예수님을 향한 사랑과 믿음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행위를 책망하는 제자들에게 "그가 내 장례를 준비하였다"고 말씀하시며, 그녀의 헌신이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기억될 것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도전과 위로를 동시에 줍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무엇을 드리고 있을까요? 단지 여유가 있을 때 드리는 헌신이 아니라, 때로는 나의 가장 소중한 것을 기꺼이 드릴 수 있는 마음이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하나님께 드림은 계산이나 타산을 넘어서는 영역이며, 향유를 깨뜨리는 것처럼 되돌릴 수 없는 결단의 순간입니다.

 

또한 이 장면은 ‘보이지 않는 드림’의 가치를 재조명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향유를 드리는 것이 차라리 가난한 자를 돕는 데 쓰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먼저임을 일깨우십니다. 우리의 신앙도 때로는 사람들에게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중심을 보시고 기뻐하시며 기억하십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향유 옥합’은 중요한 신앙의 상징입니다. 시간, 에너지, 물질, 재능 등 우리가 가진 다양한 ‘향유’는 예수님 앞에 드릴 수 있는 귀한 헌물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하나님께 마음을 쏟는 헌신은 향기로운 제사가 됩니다. 특히 자기중심적인 문화와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시대에, 자신을 깨뜨리는 헌신은 오히려 더욱 진한 감동과 은혜를 만들어냅니다.

 

향유 옥합을 드렸던 여인의 이름은 성경에 명확히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녀의 헌신을 복음과 함께 전해질 이야기로 삼으셨습니다. 이는 이름이 드러나지 않아도, 헌신은 하나님 앞에서 절대로 잊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하는 작은 헌신도 하나님 나라의 역사 안에서는 깊은 향기로 남게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도 우리가 가진 귀한 것을 하나님께 기쁨으로 드리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향유 옥합을 깨뜨리는 그 깊은 영성처럼, 우리의 삶도 예수님 앞에 드려지는 아름다운 예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