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끊임없는 정보의 흐름과 빠른 속도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메시지, 알림, 소음이 우리를 향해 쏟아지고 있으며, 크리스천인 우리도 종종 그 속도에 휩쓸려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기보다 세상의 외침에 더 민감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걷기’라는 단순한 행위가 영성 회복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돌아보게 됩니다.
걷기, 침묵, 그리고 하나님
성경 속 인물들 역시 자주 ‘걷는 장면’ 속에서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에녹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았으며(창세기 5:24), 예수님께서도 많은 시간 동안 걸으시며 사람들과 대화하시고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는 ‘걸어 다니는 사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현대의 걷기 명상이나 산책 영성(walking spirituality)은 단지 건강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침묵하며 마음을 정돈하는 시간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주변의 자연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창조를 묵상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내면의 소리를 정리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것이지요.
침묵은 하나님의 언어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의 응답을 말로 듣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아무 말씀 없이 우리와 함께 계시는 그 침묵이야말로 하나님의 임재의 가장 깊은 표현일 수 있습니다. 침묵 속에 걷는 동안, 바람 소리, 나뭇잎의 흔들림, 새소리, 심지어는 발자국 소리까지도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사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시편 23편에서 다윗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로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을 고백합니다. 이 고백은 침묵 속에서도 주님의 동행하심을 믿는 신앙의 깊은 표현입니다. 우리가 걸을 때, 비록 혼자 있는 것처럼 느껴져도 사실은 주님께서 함께 걷고 계십니다.
일상에서의 실천 방법
- 스마트폰 없이 걷기: 30분 동안이라도 스마트폰을 두고 나와 보십시오. 오직 하나님과의 대화에 집중해보는 것입니다.
- 자연 속에서 걷기: 가능하다면 공원이나 숲길 같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공간에서 걷기를 시도해 보십시오.
- 짧은 말씀 묵상과 함께 시작하기: 걷기 전 짧은 성경 구절을 묵상하고, 그 말씀이 마음속에서 어떻게 울리는지를 생각하며 걸어 보시기 바랍니다.
- 기도 없이 기도하는 시간: 입술로 드리는 기도가 아닌, 생각과 존재 자체가 기도가 되는 시간으로 여겨보십시오.
걷기를 통해 회복되는 내면의 균형
우리는 걷기를 통해 신체적 건강은 물론, 영적으로도 중심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역자나 평신도 지도자처럼 많은 사람을 섬기고 돌보는 분들에게는 ‘혼자 걷는 시간’이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시간은 단순한 휴식이 아닌,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특별한 시간이나 장소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걷는 그 길 위에도, 조용한 산책로 위에도, 바쁜 일상 속 골목길 위에도 하나님은 함께 계십니다. 단지 우리가 그분의 임재에 민감해지지 못했을 뿐이지요.
결론: 하나님과 함께 걷는 삶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결국 하나의 ‘영적 여정’이며, 그 여정은 계속해서 한 걸음씩 걸어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 이뤄집니다. 걷는 삶 속에서, 그 침묵의 시간 속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더욱 깊이 만나주시며, 우리의 마음을 다시금 하나님께로 향하게 하십니다.
하루 30분, 조용히 걸어보십시오. 말없이 하나님의 임재를 느껴보십시오. 그리고 그 안에서 회복되는 영혼의 고요함을 경험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걷기라는 단순한 일상이 영적인 삶의 깊이를 더해주는 하나님의 초대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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